
*
“이제 해야 할 일이 무언지 알겠어요.”
수진은 로즈마리 향기 가득 일렁이는 카페테라스에 앉아, 뜨거운 커피를 입에 머금다 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.
“나는 그저 살고 싶어요.”
당신이 깃든 이 조용하고 지저분한 도시 길목 사이, 아른거리는 밤 풍경 내리쬐어 갈피 없는 깃털 같은 마음새로 난 여태 그런 네 뒤꽁무니만 쫓아다녔구나.
“그래. 응원할게.”
아쉽게도, 너와 내게 짙었던 지난밤. 네 눈동자는 내게 티 끝하나 보이지 않았다.
그러나 드높은 대지에서 발돋움하는 자를 알아볼 눈썰미는 내게도 있어.
나도 알아.
왜 내가 아직도 네 앞에 있냐고,
왜 넌 내게 와 여전히 하얗고 아름다운 숨을 내쉬느냐 되묻고 싶었지만
우리, 지금은 서로를 놓아줄 때다.
두근두근-
나를 작동하는 심장 박동을 두고 이제는 알겠다.
그래. 너는 그저 살고 싶었구나.
미안해,
미안했어.
수진은 내 마음을 엿듣던 로즈마리가 되어 향긋하며 씁쓸히도 웃었다.
-마침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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